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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독서 노트

누구나 꿈꾸며 시작하지만 사회는 현실이다 - 첫 출근하는 아들에게 (이장석)

by 양손잡이™ 2012. 2. 18.
첫 출근하는 아들에게 - 8점
이장석 지음/한빛비즈


023.

  저는 다음주에 대학교 졸업을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을 받습니다. 그토록 힘겹게 달려왔던 16년의 결실을 맺는 순간이지요. 엄청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제 꿈 중 하나가 직접 번 돈으로 책을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고대하던 아이패드도 살 거고요, 어른다운 모습으로 제태크도 하고 싶어요. 그러려고 투자에 관련한 책도 몇 권 봤습니다.

  그런데 직장생활, 사회생활은 항상 희망과 두근거림만 가지고 살 수는 없겠지요? 선배들과의 관계, 나에게 할당된 일 제대로 마무리하기, 상사 눈치 보기, 각종 술 모임, 프로젝트, 영어 등등. 어이구, 장밋빛 미래와는 거리가 있는 것들이네요. 앞으로 닥쳐올 스트레스가 심해 마치 이번 교육이 군입대 같다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몇 주 전부터 사나흘 간격으로 재입대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전역한지가 몇 년인데 아직도 말이죠. 쩝.

  이런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주위에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친척들은 모두 대기업을 다녀본 적이 없어서 도움이 크게 되지는 않더군요. 그렇다고 주위에 친한 형 누나들에게 물어보자니 아직은 사회경험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전전긍긍. 그러던 참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제목부터 딱 저에게 어울리는 책 아닌가요? 한국IBM 부사장님이 직접 쓰신 글입니다. 원래 아들에게 쓴 글이었다네요.

  사람과의 관계에서 섣부른 셈을 하지 마라.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가식 없는 너를 보여준다면 훗날 네가 어두운 곳에서 헤맬 때 누군가 한줄기 빛을 품에 안고 너를 찾아나설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셈이고 내가 경험을 통해 배운 진리다. 인간관계는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부터 우러나온 해동을 통해 천천히 가까워지고 두터워지는 것이다. 그 어떤 관계도 네가 먼저 계산할 것이 아니란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195쪽)


  흔히 들은 조언으로는, 직장에서 친구를 사귈 생각을 하지 말란 겁니다. 그들은 철저히 동료이고 서로 비즈니스적으로 주고 받는 사이일 뿐이라고 말예요. 그래서 계산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헌데 길게 보면 30년이나 봐야 할 사람을 항상 그렇게 봐서는 회사생활이 참 고달프지 않겠어요?

  회사생활이라고 여태까지와는 별 다른 바는 없는 것 같아요. 웃사람에게 인사 잘 하고, 말을 하기보다는 들어주고, 꿈을 가지고 살고, 약속을 잘 지키고, 이렇게 말이죠. 여태까지 해왔던대로 주욱 해오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어른의 태도로요. 언제나 꿈을 가지고, 목표를 가지고 묵묵히 걷는 거지요.

  고등학교를 마치고 모든 게 끝났다고 느꼈지만 대학교에 들어가니 아무 것도 모르는 애송이였고 새내기라는 이름을 달았지요. 이처럼 군대도 다녀왔고 대학도 마쳤으나 사회에서는 또 병아리란 노란색 명찰을 달 겁니다. 대학에서 잘났던 놈이나 못났던 놈이나 같은 출발선을 밟고 서 있으니까요. 물론 두근거림과 불안감을 모두 가지고 말이지요.

  괴테는  "인간의 생활이나 인생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어떤 한순간의 일이다."라고 말했다. 카네기도 "좋은 기회를 만나지 못했던 사람은 없다. 다만 그것을 포착하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들의 말처럼 기회는 항상 예고 없이 다양한 형태로 네게 주어진다. 네가 작은 기회를 성공으로 만들면 그것은 또 새로운 기회를 부른다. 네게 찾아오는 기회들을 하나하나 온전히 네 것으로 만들면서 네 그릇은 갈수록 커져갈 것이고 점점 더 많은 양의 물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151, 152쪽)


  말콤 글래드웰의 명저서 <아웃라이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 결국 성공에는 운이 큰 비율을 차지하는 거 아니냐, 노력할 필요 없다고 잘못된 해석을 하곤 했죠. 결국 핑계일 뿐인대요. 처음부터 성공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회사에 들어가지 않지만 언제나 주위를 잘 둘러봐야겠습니다. 헛된 자신감을 가지고 떵떵대라는 건 아니겠지요. 저 같은 신입사원에게 주어지는 일이 무슨 회사의 중대사항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겁내지 말고 손을 번쩍! 제가 해보겠습니다! 하고 자신감으로 중무장해보렵니다.

  어머니께 이 책을 보여드렸더니 그리도 좋아하십니다. 안 그래도 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서 고민이라고 하셨거든요. 미안해하시던 어머니 마음도, 불안하던 제 마음도 싹 가라앉혀준 책이었습니다. 글쓴이가 비즈니스로 회사업무를 시작했기에 저와는 조금 안 맞지만 결국 기본이 되는 건 다 같다고 봅니다. 사회 초년생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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