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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417

새의 선물 - 은희경 (문학동네, 1995) 이전에 읽었던 의 주인공 진희가 왜 그런 어른이 되었는지, 어릴 적의 진희와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보다 훨씬 이야기가 풍부해서 좋았다. 진희는 어린 나이에 비해 조숙하다. 똑똑하고 남(특히 장군이... 불쌍한 우리 장군이)를 이용할 줄 안다. 특히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를 분리해 세상과 거리를 두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이는 이모(영옥)과는 반대다. 진희와 영옥은 거울에 비친 것마냥 정반대의 인물이다. 영옥은 진희보다 나이가 열 살이나 많으면서 때로는 진희보다 어린 듯한 느낌을 준다. 엄마(진희의 할머니)에게 자주 어리광피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철없는 행동을 많이 하지만 자기 마음 가는대로 사는 게 진희보다 정감이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진희가 허석을 대하며 허둥대는.. 2018. 6. 18.
바깥은 여름 - 김애란 (문학동네, 2017) 책을 읽고 아무 영양가 없는 잡담을 해봅시다. 1. 작년에 '소설가들이 꼽은 2017년 최고의 소설'이라는 수식어를 단 (이하 여름)을 한 해 건너 드디어 읽었다. 여름이라는 화사한 계절, 그에 어울리는 파란색의 예쁜 표지까지, 작가의 전작 (이하 내 인생)에 비추어보면 통통 튀는 소설일 것 같은데 막상 책을 읽은 사람들은 우울의 끝판왕이라고 한다. 그러니 어찌 기대를 안할 수 있겠어? 2.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고 많이 읽히는 김애란 작가지만, 아직 그의 작품을 2편밖에 읽지 않고 평가도 극을 달린다. 첫 작품집 는 재밌게 읽었는데 김애란을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어준 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2013 이상문학상 수상작 단편 '침묵의 미래'는 정말... 당시에는 최악이었다. 2012년 .. 2018. 6. 17.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 콜스 화이트헤드 (은행나무, 2017) 책을 읽기 너무 힘들었다. 첫째로, 여러 평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가독성이 아주 안 좋다. 거의 제로에 가깝다. 과거의 사건으로 너무 뜬금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뒷문장을 읽어야 앞문장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번역도 그렇다. 침모라는 단어를 요새 누가 쓰는가. 순우리말의 맛을 살리는 번역도 아니고, 사전을 한번 뒤지게 만드는 번역이라니. 괄호 안에 뜻이라도 써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게다가 가로가 길고 줄간격이 약간 좁은 넙데데한 판형도 가독성에 영향을 주었다. 둘째로, 코라의 여정을 읽는 자체가 너무 괴롭다. 조지아 농장에서 코라가 테런스를 감싸면서 지팡이로 얼굴을 맞는 장면에서 특별한 묘사 하나 없는데 아픔에 공감하게 된다. 무기력하게 살던 코라가 내면의 노예가 발목을 붙잡는 것을 뿌리치고.. 2018. 4. 29.
랩 걸 - 호프 자런 (알마, 2017) ​ 난 솔직히 생물학을 좋아하지 않아.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세포의 감수분열을 배우면서 생물은 아예 머리에서 지워버렸어. 나에게 과학이란 단 두 부류였어. 세상을 수식으로 표현하면서 작은 양자 세계부터 거대한 은하까지 모두 보여주는 물리학, 세상의 수많은 화학반응을 발견하고 물질들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현상의 화학. 이런 면에서 과학은 경이에 가까웠지. 관심이 없다보니까 생물학에 대한 개념은 거의 없고. 을 읽고나서 생명의 웅장함과 위대함, 단아함이란 무엇인지 조금은 느낀 것 같애. 어떻게 보면 생물학도 내가 좋아하던 화학과 일정 부분 겹치거든. 생물학의 많은 개념도 결국 화학식으로 풀이되는 경우가 있더라고. 과학은 그래, 물화생지, 처럼 완벽히 구분되지는 않는 듯해. 그저 감수분열을 피하려고 의식적으로 .. 2018.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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