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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417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 - 홍희정 (문학동네, 2013) 다소 평론가스럽게 얘기하자면, 이 소설은 설정과 이야기가 진부한 편이다. 철없이 순수한 남자, 옆에서 짝사랑에 애태우는 여자, 암에 걸려 죽음을 목전에 둔 할머니, 그 자체가 순수와 젊음을 상징하는 여자아이, 고뇌로 인한 가출. 여기다가 성장을 한 스푼 넣으면, 짜잔! 삶의 어려움을 견뎌내고 어른이 되는 주인공 탄생! (이하 '시간 있으면')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소설 안에는 우리에게 거창한 삶의 목표라든가 사회의 이데올로기, 미래를 뒤흔들 정도의 성장은 없다. 다만, 책의 마지막에, 이레가 할머니, 나 여행 가. 정확하게 말하면 율이를 만나러. 그런 느낌에 흠뻑 젖는 시절을 마음껏 누리러. (141쪽) 라고 쪽지를 남기고는 가출한 율이를 찾으러 집을 나서는 장면을 보면서 잔잔한 뿌듯함을.. 2022. 10. 24.
뉴필로소퍼 3호 - 바다출판사, 2018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마도 진리나 아름다움 같은 것이겠지만, 최근에 뉴욕시에서 여름을 보내 보니 에어컨이라는 생각이 든다” _ 제니 저지, 교수, 미국 “인생은 시간이란 여비를 가지고 계획 없이 떠난 여행과 같다. 주어진 시간을 다 써버렸을 때 여정 자체가 행복했으면 그만이다.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_ 김병민, 과학저술가, 한국 “잠깐만, 인생에 의미가 있다고요?” _ 캐리 이치카와 젠킨스, 철학자, 캐나다 “현재 순간을 살면서 더 이상 이런 질문이 필요 없을 만큼 이 순간을 만끽하는 것.” _ 니콜라스 카, 의사, 오스트레일리아 인생의 의미 인생은 늘 지금뿐이다. 그런데 ‘의미 있는 인생’을 위한 노력은 ‘행복한 인생’에 대한 집착만큼 현재라는 순간의 밖으로 우리를 .. 2022. 10. 21.
고시원 기담 - 전건우 (캐비넷, 2018) 소설집 의 작가 전건우의 2018년 신작 소설이다. 은 리디북스에서 할인 이벤트만 하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고, 정액제 서비스인 리디셀렉트에 이 책이 론칭되자 출간된 지 4년이 됐음에도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전자책 카페에서도 재미있는 소설로 심심치 않게 이름이 오르내리는 걸 보니, 전건우 작가는 국내 장르문학계에서- 특히 전자책 시장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것 같다. 전작이 공포와 스릴러의 기조를 담았는데, 이번 신작 은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어렵다. 고시원이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장소에 공포, 추리, 히어로물, 무협, 판타지, 느와르 등 장르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영역의 이야기를 한 데 버무렸기 때문이다. 책은 아주 좁고 지저분한 고문 고시원이에서 서로 일면식도 없던.. 2022. 10. 19.
퇴근길에 카프카를 - 의외의사실 (민음사, 2018) 민음사 북클럽에서 첫 독자 이벤트로 받은 책이다. 3개의 선택지 중 가장 가볍게 읽을만한 책을 골랐고, 예상은 적중했다. 책은 의외의사실이라는 만화작가가 그리고 썼다. 총 열세 권의 고전을 읽고 느낀 점을 그림과 글로 남겼다. 책은 모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모던클래식 시리즈다. 선곡, 아니 선책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아주 좋은데, 『체호프 단편선』, 안톤 체호프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픽션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페스트』, 알베르 카뮈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보이지 않는 도시들』, 이탈로 칼비노 『변신·시골..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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