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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417

[문장배달]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최인호 그러나 K는 몹시 기분이 언짢았다. 강아지가 적의를 보이며 K를 낯선 침입자 취급을 한 것처럼 낯익은 아내와 낯익은 딸, 낯익은 휴일 아침의 모든 풍경이 한 순간 갑자기 자기에게 반기를 들고 역모를 꾸미는 듯한 불길한 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화와 태평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일치단결해 K를 속이고 K의 허점을 노리고 있었다. 자명종은 낯이 익지만 어제까지의 자명종이 아니다. 아내 역시 낯이 익지만 어제까지의 아내가 아니다. 딸아이도 낯이 익지만 어제까지의 딸아이가 아니다. 강아지도 낯이 익지만 어제까지의 강아지가 아니다. 스킨도, 휴대폰도 어디론가 발이 달린 것처럼 제 스스로 사라져버렸다. 이 돌연변이의 기이한 현상은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기인된 것일까. ― 최인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눈을 .. 2011. 12. 3.
[단어사전] 감연하다 그렇게 토해내면서 오랜만에 어떤 충족감에 감싸인 간타는 갑자기 무작정 소설을 쓰고 싶어졌다. 빨리 방으로 돌아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중간했던 「피고름 치달리다」의 이야기를 감연히 이어가고 싶었다. 뭔가 높은 것을 바라기보다, 아무리 혐오감이 들더라도 드러누운 채 쓰는 글로 잔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리 생각하지, 무슨 심각한 병에 걸린 것이라면 또 모를까 고작 허리 삔 것 정도로 곧 죽을 사람처럼 절망하는 자신이 몹시 부끄러웠다. ― 니시무라 겐타, 「고역열차」 감연―하다 (欿然―) 【형용사】【여 불규칙】 마음에 차지 않아 서운하다. ━감연―히 【부사】 감ː연―하다 (敢然―) 【형용사】【여 불규칙】 과감한 데가 있다. ━감ː연―히 【부사】 ┈┈• ∼ 난국에 임하다 ┈┈•.. 2011. 12. 2.
오늘부터 읽는 책 -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최인호 지음/여백 중학교 때 작은어머니 댁에서 역사소설 를 잠깐 들춰본 적이 있습니다. 친척 어른 생신 때문에 갔었는데 전 그 책을 보느라 어른들과도 친척동생들과도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폭풍독서로 1권을 다 읽고 말았지요. 집에 가면 도서관에서 다음 권을 빌려 보자, 라고 생각했건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결국 빌려보지 않았습니다. 그 를 쓰셨던 최인호 작가님의 최신간입니다. 사실 발간된지는 꽤 됐지만 (올해 5월) 구입한 이후로 다른 책에 눈독을 들이느라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산 책에는 관심이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이 정말로 존재한다고 하더군요. 최인호 작가님의 모든 장편소설은 청탁받은 장편연재소설이었고 현대물의 비중이 적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책 는 자의로 집.. 2011. 12. 2.
참 힘겹게 산다 - 고역열차 (니시무라 겐타) 고역열차 - 니시무라 겐타 지음, 양억관 옮김/다산책방 180여 쪽의 아주 짧은 책이고 제 생각도 항상 짧으니 감상도 아주 짧게 써보겠습니다. 능력이 달린다거나 귀찮아서 그러는 게 절대 아닙니다. 아마도요. 일본의 사소설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소설이나 수필이라는 형식을 떠나서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는 게 참 맘에 들거든요. 물론 장르상 한계도 있지만요. 제가 지향하는 글쓰기도 이런 분야랄까. 사실 이 책은 선물 받았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제게 꼭 맞는 책이 되었네요. 사소설이다보니 주인공은 작가의 이름(니시무라 겐타)을 본뜬 기타마치 간타입니다. 올해 19살의 건장한 청년으로, 본래라면 학교에 다녀야 할 나이입니다. 하지만 과거 아버지의 성범죄 때문에 사회에서 숨었고 어두침침한 성격에 사회의 따가운 시선 .. 2011.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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