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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야기/단어와 문장20

[문장배달] 박성준, 「수증기」 내일 오후, 애인이 떠나면서 선물한 벽지로 그는 도배를 할 것인가그들은 서로에게 던지는 평서문에 대해 고민을 하는가선량하다 이악스럽다 해맑게 억세다 삐뚤빼뚤 피가 흐른다? 무슨 말을 시작해야 좋을까다정한 주름 밖으로 성대를 잘라낸 개처럼 편안하게 웃는 것, 그들에겐 부족한 것은 없는가목이 마를 때면 송곳으로 방바닥에 애인은 그의 이름을 긁어주곤 하는지그들은 서로에게 무능해서 착한 사람들왜 이별은 가벼워지기 위해 뿌리가 길까 • 시·낭송_ 박성준 –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2009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는'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으로 『몰아 쓴 일기』가 있다.• 출전_ 『몰아 쓴 일기』(문학과지성사)• 음악_ Digital Juice – BackTraxx• 애니.. 2013. 7. 12.
[문장배달] 류시화, 「모란의 연(緣)」 어느 생에선가 내가몇 번이나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이 모란이 안다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머물러 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모란의 붉은 잎이다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눈이 아픈 우리 둘만이 아는 봄은어디에 있는가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소란으로부터멀리 있는 어느 생에선가 내가당신으로 인해 스무 날하고도 몇 날불탄 적이 있다는 것을이 모란이 안다불면의 불로 봄과 작별했다는 것을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문학집배원 장석남의 시배달 7월 2일http://munjang.or.kr/archives/173459 2013. 7. 3.
[문장배달] 니코스 카잔차키스, <영국 기행> 중에서 니코스 카잔차키스, 『영국 기행』을 배달하며 어쩌면 뻔한 이야기처럼 보입니다만 1939년이 시대적인 배경인 점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해 7월, 그러니까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에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영국을 방문하여 다음해 봄까지 머물렀습니다. 그는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본주의의 성장모습과 삶이 변화하는 과정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자신의 견해를 진지하고 설득력 있게 덧붙이고 있습니다. 이 대목은 산업화에 휘둘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예전에 중국에서 만났던 어느 노승과의 대화를 떠올린 것이죠. 그가 영국에 머무는 동안 전쟁이 일어났고 그 자신도 지하대피소로 대피하기도 했다니 이 일화, 또는 우화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나저나 그런 게 실재 있다면 우리가 이미 만들어.. 2013. 5. 26.
[단어사전] 한뎃잠 자신에게 큰 짐을 지웠지만 그래도 아버지였다. 비가 오거나 날이 궃으면 한뎃잠을 자는 아버지 생각에 늘 괴로웠다. 자신의 능력이 고작 부모님도 제대로 모시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도 괴로웠고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여동생을 보아도 미안하기만 했다. 끝도 없이 한숨이 나왔다. 갑자기 피로가 물 밀 듯 밀려왔다. _이지승, 정해일,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93)에서 한뎃-잠 【명사】 한데에서 자는 잠. [비슷한 말] 노숙3ㆍ노차3. · 길에서 한뎃잠을 자다. 한뎃잠을 찾아 보니 너무나 당연히 한데에서 자는 잠이라고 하는군요. 한데를 찾아 보았습니다. 한데 【명사】 사방, 상하를 덮거나 가리지 아니한 곳. 곧 집채의 바깥을 이른다. [비슷한 말] 노천(露天)ㆍ바깥ㆍ밖. 몸도 안 좋은데 .. 2012.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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